[영화] 엘레멘탈(elemental) 후기 - 빛나는 시간은 한정된다.

 

목차

 

엘레멘탈(elemental) 영화 선택 이유

조금씩 나이가 들다 보면 세상이 복잡해진다.

명확했던 것들이 흐려지고, 분명했던 것들이 불분명해진다.

나의 생각이 확실했는데 점차 더 많은 것을 고려하고 생각해 보게 된다.

그러다 보니 모든 순간, 관계, 일상이 복잡해져만 간다.

 

가끔은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이 옳을 때가 있다.

그러나 생각의 고리를 어디서 끊어내고, 멈춰야 할지 길을 잃기도 한다.

생각이 생각을 물고, 삶이 조금씩 지쳐간다.

 

그러다 문득 영화의 장르 중 '애니메이션'이 끌리게 됐다.

명확한 대사, 분명한 의도를 지닌 스토리, 진실된 감정표현.

어쩌면 그리워지는 동심을 가득 담겨있는 애니메이션에 끌리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감정을 숨겨야 성숙한 것이고

상대방의 상황과 감정을 배려하는 것이 성숙된 사람이고

나의 주장도 상황과 상대에 따라 강약을 조절해야 하며

다양한 감정을 평정의 상태로 자유자재 조절할 수 있는 사람을 우린 성숙한 사람이라고 한다.

가끔 본능적인 내 모습에 실망하며, 자책하기도 한다.

 

 

복잡한 일상을 멈추고

삶의 목적과 방향에 대해 직관적인 표현을 해주는 애니메이션 영화, 엘레멘탈(elemental)을 선택한 이유다.

 

엘레멘탈(elemental) 관람 후기

단순하게 표현된 장면들 속에서 나의 삶과 생각을 이어보며 보니, 눈물이 흐르는 장면이 많았다. 

딸과 부모님의 관계, 그 속에서의 서로에 대한 배려.

진로에 대한 고민

과거에 대한 아쉬움

일상에서의 지침

한정된 삶의 시간, 빛날 수 있는 시간에 대한 직면

근본적으로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

새로운 세계와 도전, 두려움에 대한 고민

전통과 가족 관습에 대한 태도

그리고 사랑에 대한 이야기

 

짧은 시간 동안 다양한 인생의 포인트들을 그려낸 멋진 영화였다.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고, 중심을 잡았던 대사와 스토리가 마음에 들었다. 

지나치게 집단주의, 개인주의를 옹호하지 않고 

각 인물의 성향과 성장환경에 따라 적절하게 표현해 냈다. 

 

살다 보면 자신의 기질을 아쉬워하기도 한다. 

기질에 따라 '나는 왜 예민할까, 왜 나는 삶에 행복을 느끼지 못할까, 나는 왜 감수성이 없을까' 등등..

나와 비슷한 영화 속 인물을 보면 안도하듯이

영화 엘레멘탈에서의 다양한 기질을 가진 인물 표현은 참 위안이 되는 부분이었다.

그럼에도 기질을 탓하고, 본성을 탓하고, 상황을 탓하지 않는 점.

과거가 아닌 현재와 미래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점이 멋지고 깊은 생각을 하게 한 장면이었다. 

 

 

상황에 따라 한 인간은 강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혼자 이겨내는 방법보다 함께 이겨내는 방법이 훨씬 아름답고 수월해 보였다. 

내가 나를 자책하고, 깎아내릴 때에 중심을 잡아주고 힘을 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옆에 존재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 가장 현실적이라고 느꼈던 장면이 있었다.

어떤 정체절명의 어려움이 있어야 과거의 어려움이나 갈등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것 같다. 

사실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느끼는 사람과의 화합은 쉽지 않다.

이 영화의 등장인물처럼 '물'과 '불'의 관계처럼.

 

상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심호흡을 하고 평정을 지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머리로는 알지만 참 실천이 어려운 일이다. 

이해하지 않고 그저 무시하고 잊어버리는 가장 쉬운 방법이 있다. 

그러나 그건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이 아니고, 미래의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이 아니다. 

 

가끔 잊고 있던 그 대사들을 상기하며

일상에서 내가 놓치고 있는 게 무엇인지 생각하는 시간들을 위해 영화를 보는 것 같다. 

내가 나를 잃어가기 전에..

잊지 않고 살아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상기시켜 주는 순간들이다.